양자컴퓨팅이 암호를 해독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끄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기술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상상 속 기술이라 여겼던 양자컴퓨팅은 이제 금융, 신약, 인공지능 분야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며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가져올 기회만큼이나 위협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 암호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포스트 퀀텀 암호가 새로운 방어막으로 등장한 지금, 우리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1장. 1,000억 달러 양자 시장의 개막
2025년은 양자 컴퓨팅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로 자리 잡는 해입니다.
유엔이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 기술의 해’로 선포한 것은 단순한 기념이 아닙니다. 지난 100년간 쌓아온 이론이 이제 실제 산업을 바꿀 기술이 되었다는 선언입니다.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2025년 전 세계 양자 컴퓨팅 시장 규모는 14억 4,000만 달러이며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률로 2034년에는 160억 달러를 넘을 전망입니다.
맥킨지는 전체 양자 기술 시장이 2040년까지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관련 스타트업 투자가 전년 대비 50% 증가해 약 2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 전망 기관 | 연도 | 시장 가치 (최저) | 시장 가치 (최고) | 예상 CAGR |
|---|---|---|---|---|
| Precedence Research | 2025 | 14억 4,000만 달러 | – | 30.88% (2025-2034) |
| Precedence Research | 2034 | 162억 2,000만 달러 | 164억 4,000만 달러 | – |
| McKinsey & Company | 2035 | 280억 달러 | 720억 달러 | – |
| Colwell Analysis | 2040 | 900억 달러 | 1,700억 달러 | 36-48% (2024-2040) |
| McKinsey & Company | 2040 | 450억 달러 | 1,310억 달러 | – |
주요국들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에 9억 9,800만 달러를 요구했고 중국은 약 15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2025년 3월에는 1,380억 달러 규모의 국가 벤처 펀드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은 10년간 10억 유로를, 한국은 2035년까지 3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2장. 오류 없는 양자컴퓨터를 향한 경쟁
양자 컴퓨팅의 핵심 과제는 ‘오류’입니다. 큐비트는 온도나 전자기장 같은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극도로 민감해 쉽게 양자 상태를 잃어버립니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IBM의 모듈식 전략
IBM은 거대한 단일 칩 대신 고품질의 소형 프로세서를 완성한 후 이를 연결해 시스템을 확장합니다.
133큐비트의 ‘헤론’ 프로세서를 기본 단위로 2029년까지 200개의 논리 큐비트를 갖춘 ‘스탈링’과 2,000개의 논리 큐비트를 구현하는 ‘블루 제이’ 시스템을 목표로 합니다.
구글의 오류 정정과 하드웨어 통합
구글은 2029년까지 오류 감내 양자컴퓨터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약 100개의 물리 큐비트에서 최종 목표인 100만 개로 확장하는 ‘배선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2025년 10월 애틀랜틱 퀀텀 인수로 제어 전자 장치를 극저온 환경의 큐비트와 직접 통합하는 기술을 확보하며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학적 도전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도전적인 길을 선택했습니다.
‘마요라나 준입자’에 기반한 ‘위상학적 큐비트’는 이론적으로 외부 노이즈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강해 오류 정정에 필요한 부가 큐비트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2025년 100만 큐비트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된 ‘마요라나 1’ 프로세서를 발표했으며 동시에 애저 퀀텀 플랫폼을 통해 콴티눔 등과 협력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습니다.
| 기업 | 핵심 큐비트 기술 | 주요 확장 전략 | 2025년 핵심 프로세서 | 오류 감내 목표 |
|---|---|---|---|---|
| IBM | 초전도 (트랜스몬) | 모듈식 상호 연결 | Loon / Nighthawk | 2029년 (Starling, 200 논리 큐비트) |
| 초전도 (트랜스몬/플럭소늄) | 오류 정정 + 모듈식 통합 | Willow + Atlantic Quantum 기술 | 2029년 | |
| Microsoft | 위상학적 (마요라나) | 하드웨어 기반 오류 보호 | Majorana 1 | 100만 큐비트 목표 |
세 기업의 전략
IBM은 제조 가능한 소형 유닛을 완성하고 네트워킹으로 연결하는 점진적 방식을, 구글은 정교한 오류 정정 코드와 하드웨어 통합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물리 현상으로 오류 문제를 근본 수준에서 해결하려는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택했습니다.
오류 정정의 효율성도 핵심 경쟁 요소입니다.
IBM은 필요한 물리 큐비트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qLDPC 코드’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류율을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4D 기하학적 코드’를 개발했습니다.
이제 경쟁의 핵심은 물리 큐비트의 양이 아니라 논리 큐비트의 질과 효율입니다.
3장. 산업 현장의 첫 성과
양자 기술이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금융 부문은 2024년 양자 소프트웨어 시장의 32% 이상을 차지한 가장 적극적인 도입 분야입니다.
JP모건 체이스는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을 개발해 콴티눔의 양자컴퓨터에서 실제 포트폴리오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양자 알고리즘은 이런 분야에서 기존 대비 최대 10배의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약 및 신소재 개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퀀텀 엘리먼츠 플랫폼은 고성능 컴퓨팅, AI, 양자 도구를 통합해 R&D 파이프라인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3,200만 개의 후보 물질을 스크리닝해 리튬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양자 머신러닝의 실험적 증명
2024년 말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서 구글은 양자 학습 에이전트가 최상의 고전 알고리즘보다 지수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일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20큐비트 시스템에서 70% 예측 정확도에 도달하기 위해 고전 에이전트보다 10,000배 적은 측정만 필요로 했습니다.
모든 적용 사례는 복잡한 문제를 분해해 가장 어려운 계산 부분을 양자 처리 장치에 맡기고 나머지는 고전 하드웨어에서 수행하는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5년에서 10년간 표준 운영 모델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4장. 포스트 퀀텀 암호로의 전환
양자컴퓨팅이 가져올 기회 이면에는 현대 디지털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 존재합니다. 바로 현재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충분한 성능을 갖춘 양자컴퓨터는 현재 거의 모든 디지털 통신과 데이터 저장을 보호하는 공개키 암호(RSA 등)를 해독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위협은 그런 컴퓨터가 오늘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대 세력이 현재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해 저장해 두었다가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해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하라’ 공격 시나리오는 정부 기밀, 핵심 산업 기술, 금융 정보를 즉각적인 위험에 노출시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고전 컴퓨터와 양자컴퓨터 모두의 공격에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 즉 ‘양자내성암호(PQC)’를 표준화해왔습니다.
2024년 8월, 첫 번째 표준안이 최종 확정되었으며 추가 알고리즘이 2025년에 확정될 예정입니다.
| 연도/날짜 | 주요 이정표 | 핵심 영향 |
|---|---|---|
| 2024년 8월 | FIPS 203, 204, 205 최종 표준 발표 | 기업들이 채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술적 기준 마련 |
| 2025년 | FIPS 206 (FN-DSA) 초안 발표 예상 | 더 작은 서명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추가 옵션 제공 |
| 2026년 1분기 | 주요 기술 공급업체 PQC 기본 적용 시작 | PQC 전환이 이론에서 실제 인터넷 트래픽으로 확산 시작 |
| 2030년 말 | PQC 미지원 시스템 단계적 폐기 | 모든 조직은 암호화 자산 인벤토리 파악 및 업그레이드 계획 필수 |
| 2035년까지 | 미국 정부 시스템 전환 완료 |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하라' 위협에 대한 방어 체계 완성 |
PQC로의 전환은 역사상 가장 거대한 IT 인프라 정비 작업 중 하나입니다.
웹 서버와 VPN에서부터 임베디드 IoT 장치, 코드 서명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공개키 암호를 사용하는 모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프로토콜을 식별하고 업데이트하거나 교체해야 합니다.
향후 10년간 모든 산업에 걸쳐 수조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입니다.
5장. 미래를 향한 과제
양자 혁명의 성공은 기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사회적 과제 해결에 달려 있습니다.
양자 기술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고도의 전문성은 ‘퀀텀 격차’를 야기할 위험이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과 경제협력개발기구는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시급한 것은 인재 부족 문제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필요한 전문 인력은 10,000명이지만 실제 가용한 인력은 5,000명에 불과합니다.
미국 백악관은 이를 ‘국가 안보 취약점’으로 규정할 정도입니다. 양자 교육 및 인력 개발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글로벌 기구들은 기술이 성숙하기 전에 윤리적,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양자컴퓨팅 거버넌스 원칙’을 설계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예측적 거버넌스’ 모델을 제안하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선제적 규제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거버넌스의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과 윤리를 기술의 기초에 내장시키려는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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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2025년, 양자컴퓨팅은 100년간의 이론적 탐구를 넘어 경제적 현실로 진입했습니다.
기술 경쟁은 물리 큐비트의 양에서 논리 큐비트의 질로 전환되었고 금융과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모델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양자컴퓨터의 암호 해독 위협에 대비한 포스트 퀀텀 암호 전환이라는 시급한 과제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컴퓨팅 현실의 문턱에 서 있으며 기술적 도약과 함께 책임감 있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